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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혜 의원
존경하는 강북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곽인혜의원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4회에 걸친 ‘강북형 생애 정책’ 제안을 연속적으로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작으로, 국가적 고민인 출산율 반등을 위해 우리구가 할 수 있는 구체적 역할과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중앙정부가 지난 15년간 저출산 예산을 편성한 이래, 저출산 대책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총 380조 2,000억원에 달하지만, 매년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사회적 통념들이 바뀌는 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여러 지원 사업들이 제시되고 시행되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임산과 출산을 준비하는 부부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 발언에 앞서 강북구에 토박이로 계시거나 전입해 오신 분들 12명, 임신 준비, 임산부, 출산을 강북구에서 경험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이분들이 강북구를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 첫 번째 계기가 바로 임신과 출산 기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하고 난 후에, 강북구 주민대표로서 우리구가 이분들에게 어떤 소속감이나 효능감을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오랜 고민을 하여, 발언에 앞서 여러 가지 서면 자료를 요청하고 검토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제가 강북구에서 출산 계획이 있는 A라고 가정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A가 강북구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태극기를 받을 수 있고,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난임부부 시술들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A씨가 강북구에서 임산부로 등록한다면, 산전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엽산과 철분제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강북구의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신청해서 받을 수 있고, 고위험 임산부라면 의료비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정부24에서 ‘맘편한 임신서비스 꾸러미’를 택배로 받거나 임산부 교통비 등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보니 임산부를 위한 사업들이 다양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서 강북구가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 보도록 디테일한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이러한 사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합니다.
모든 형태의 가정들과 임산부들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일일이 다른 플랫폼에서 검색하지 않아도 한눈에 찾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서울형 산모 지원사업의 대상자인지, 산정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산후도우미 바우처를 받을 수 있는지 등 지원 여부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을 태어나서 처음 겪는 사람들에게 이 과정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어야 합니다.
혼인신고 시 이와 같은 모든 정보를 담은 리플렛 책자 제공을 시작으로 더 나아가 모든 임신, 출산, 육아, 교육정보 예약 시스템을 총망라한 강북구 앱 제작을 제안합니다.
두 번째, 이 사업들은 실질적으로 임산부들, 임신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수혜를 주어야 합니다.
예컨대 앞서 말씀드린 우리구의 산전 검사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휴가를 내지 않는 이상 검사를 받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현재 우리구에서 운영 중인 기형아 검사의 3개년간 평균 운영 실적은 단 7건입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밤에도 임신 관련 검사를 마음 편히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임산부 배려 공간 조성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제출된 엘리베이터 내부 바닥에 임산부 스티커 부착이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한 판단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이 사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우리의 임산부들과 출산자들이 많았습니다.
임산부 배려 공간에 대한 서류 요청 시, 서류 요청에 대한 답이 여성 우선 주차장 공간과 엘리베이터 임산부 우선 스티커 부착으로만 끝나서는 안 됩니다.
세 번째, 당장 저출산 전담부서를 만들고 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예산 등의 문제로 현실적 여건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흩어져 있는 다양한 임신·출산 관련 프로그램을 모으고, 실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많은 강북구민들을 모시고 저출산 TF를 꾸리는 등의 방법으로 강북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강북형 임신·출산 축하 꾸러미’ 등을 기획하여 임산부 또는 그 가정에서도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 A씨가 친정엄마 없이도 도움받을 그 누군가가 없어도 산후 2주 혹은 그 이후의 공백 기간에 대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북과 임신·출산 산모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다양화하여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부탁드립니다.
예를 들어 중앙정부의 맘편한 임신서비스로 신청해 받는 철분제도 좋지만, 임산부들에게 꼭 필요함에도 비급여로 적용되는 입덧약의 부담 비중을 강북구가 일부 부담해 주는 방향도 검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임신, 출산자들의 요구를 디테일하게 나누어 선택의 범위를 넓혀주시기를 제안드립니다.
요즘 유행하는 광고처럼 ‘누구나 부모가 처음’입니다. 임신과 출산을 태어나서 처음 겪는 사람들에게, 이 과정을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디테일한 강북형 임신, 출산 정책을 제안드렸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까지 해줘야 할까?’ 물으실 수 있습니다. 전혀 와닿지 않는 출산 정책보다는 정책 당사자들이 원하는, 실제 당사자들이 몸소 느낄 수 있는 작은 것들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즉, 제가 요청드리는 강북형 저출산 정책의 핵심은 ‘정책 당사자, 즉 임신을 준비하고 출산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직접적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아이를 왜 안 낳아’라는 채근보다는 ‘어떻게 도와줄까요?’라는 현실적 따뜻함이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미래세대인 아이들의 천진함이 계속되는 강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선행되어야 할 단계들이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강북구만의 작은 아이디어들과 디테일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강북형 저출산 정책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다음 회기에 두 번째 ‘강북형 생애 정책’ 제안을 발표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상으로 자유발언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